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Esports 2 min read

랭크 7연패를 끊으면서 바꾼 습관 세 가지

멘탈이 나간 채로 큐를 돌리던 일주일, 그리고 연패를 끊기 위해 실제로 바꾼 작은 습관들.

지난주에 랭크 7연패를 했다. 숫자로 적어놓고 보니까 더 아프다. 승급전 직전까지 갔던 점수가 이틀 만에 처음 시작했던 구간으로 돌아갔고, 그 사이에 나는 점점 말이 거칠어졌다. 팀 채팅은 껐는데도 혼자 모니터에 대고 욕을 했다.

이 글은 그 연패를 어떻게 끊었는지에 대한 기록이다. 대단한 비법은 없고, 그냥 내가 한심했던 부분을 하나씩 걷어낸 이야기다. 나중에 또 같은 상태가 오면 이 글을 다시 열어볼 생각으로 적는다.

연패가 길어진 진짜 이유

처음에는 운이 나쁘다고 생각했다. 팀운이 안 좋았고, 상대가 갑자기 잘했고, 핑이 튀었다. 근데 4연패쯤부터는 솔직히 내 플레이가 문제였다. 같은 실수를 계속 했다. 불리한 교전을 굳이 받아주고, 이미 진 판에서 무리하게 역전을 노리고, 죽고 나서는 다음 판 시작 버튼부터 눌렀다.

제일 큰 문제는 마지막이었다. 지고 나면 분해서 바로 다음 큐를 잡았다. 그러면 감정이 식기도 전에 새 판이 시작된다. 이전 판의 짜증을 그대로 들고 들어가니까 초반부터 판단이 거칠다. 연패는 실력 문제이기 전에 컨디션 문제였다.

더 웃긴 건 그 상태가 꽤 오래 간다는 거다. 나는 3연패 때 이미 “오늘은 좀 이상하다”고 느꼈다. 느끼면서도 멈추지 않았다. 한 판만 이기면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. 도박하는 사람 심리가 이런 거구나 싶었다.

바꾼 것 1. 두 판 지면 무조건 일어난다

규칙을 단순하게 만들었다. 연속 두 판을 지면 컴퓨터 앞에서 일어난다. 예외는 없다. 물 마시고, 베란다에 나가서 바람 좀 쐬고, 십 분 뒤에 돌아온다. 돌아와서도 하고 싶으면 하고, 아니면 그날은 접는다.

처음엔 이게 되게 아까웠다. 점수를 되찾아야 하는데 쉬는 시간이 낭비 같았다. 근데 막상 해보니 십 분 쉬고 들어간 판이 확실히 달랐다. 손이 덜 급하다. 싸움을 걸기 전에 한 번 더 미니맵을 본다. 별것 아닌데 그게 승패를 갈랐다.

바꾼 것 2. 판 시작 전에 목표를 하나만 정한다

예전에는 “이기자”가 목표였다. 근데 이기는 건 내가 전부 통제할 수 없다. 그래서 목표를 행동으로 바꿨다. 이번 판은 “죽기 전에 시야부터 확인하기”, 다음 판은 “불리하면 교전 피하기” 같은 식이다. 딱 하나만 정한다. 여러 개를 정하면 하나도 기억을 못 한다.

신기하게도 목표를 지킨 판은 져도 덜 억울하다. 내가 할 걸 했으니까. 그러면 다음 판에 짜증이 안 넘어간다. 승패와 상관없이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가 컸다.

바꾼 것 3. 채팅과 핑 말고는 다 끈다

팀원이 뭐라고 하든 거기에 반응하지 않기로 했다. 채팅창은 아예 숨겼다. 필요한 정보는 핑으로 충분하다. 예전에는 누가 한마디 하면 꼭 받아쳐서 집중이 깨졌는데, 이제는 그냥 게임만 본다.

이건 효과가 바로 나왔다. 판이 끝나고 나서 남는 감정이 확 줄었다.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는 데 쓰던 에너지를 내 플레이 복기에 쓸 수 있게 됐다.

그래서 연패는 끊었나

끊었다. 8번째 판에서 이겼고, 그 뒤로 2승 1패를 반복하면서 천천히 올라가고 있다. 극적인 반전은 아니다. 솔직히 이겼을 때도 기뻤다기보다 안도감이 컸다.

배운 건 하나다. 연패 구간에서 필요한 건 더 많은 판이 아니라 멈추는 능력이었다. 실력이 갑자기 늘어서 이긴 게 아니라 내가 평소 실력을 그대로 낼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간 거다. 그걸 알고 나니까 점수에 덜 집착하게 됐다.

다음에 또 연패가 오면 아마 또 멘탈이 나갈 거다. 그래도 이제는 두 판 지면 일어나야 한다는 걸 안다. 그거 하나만 지켜도 이번 같은 일주일은 반복하지 않을 것 같다.